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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덕질

마르게리따 피자의 기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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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게리따 피자는 사실 우리나라 고유의 토속 음식이다.
허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버거킹 치즈와퍼 주니어 셋트를 좋아하는 현직 21세기향토민속음식연구회 회장으로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이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오늘도 무한한 사명감으로 나는 5년째 함께하고 있는 9,800원짜리 이빨빠진 키보드에 손을 얹어본다.



많은 사람들이 피자는 이태리 음식, 비슷한 우리 음식으로는 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피자는 이태리 음식이 맞다. 이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르게리따피자는 다르다.

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이라는 토속 음식이 경상도에서는 어떻게 불리우는지 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경상도방언으로 전은 찌짐이다. 밀가루반죽과 여러 야채를 한번에 기름에 버무리고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약간 탈 정도로 눋게 만들어 조리해 먹는 음식이다.

이때 프라이팬에서 조리되는 소리가 지직 거린다고하여 찌짐이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고, 찌질하게 아무거나 막 넣어서 해먹는다고도 하여 찌짐이라고 불린다는 설도 있다. 마지막으로 전을 된소리로 강하게 발음하여 찌짐으로 변형됐다는 설이 있다.

최근에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밀가루반죽과 야채들 사이의 미세 기포소리가 실제로 지직이라는 발음을 낼 때 나오는 소리대역과 유사하다는 파동학자들의 연구발표에 따라 전자의 얘기가 좀 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한다.
하지만 현직 올바른우리말사용연구소 사무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학자로서 필자는 이는 매우 잘못된 설임을 밝히는 바이다.

경상도 방언은 특히 된소리가 강조되는 구조인데, 매우 파고가 높은 억양과 강한 악센트로 "ㅆ, ㅉ, ㄲ, ㅃ" 등의 자음이 강조되는 언어체계이고 긴 문장을 짧은 단어로 축약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경제적인 언어체계이기도 하다.
'쫌'이라는 한 마디로 많은 상황에 대처 할 수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바로 이 것이 유력한 세번째 설인 된소리 발음으로 인한 변형체계가 마르게리따피자가 우리나라 고유 음식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상남도 충주시 얼마면 리얼리 부락에는 전통 소리(창)가 있는데 그 내용은 한 꼬마가 엄마가 해준 전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부르는 노래의 일부분이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어무이~ 짐(지금) 이거 찐짜 맛있데이~
어무이~ 짐(지금) 이거 찐짜 맛있데이~
와이구야 와이리 맛있노~ (얼씨구)
어무이~ 짐찐짜 맛있데이~ 짐찐짜~ 맛있데이~
어무이 짐찐짜~ 찜찐~~ 찜찜~~ 어무이 찌짐~~
얼씨구나 신난데이~ 배부르니 기분 지긴데이~
짐찜찌짐~ (덩기덕쿵덕)


보이는가? 저 구수한 음율과 우리내의 멋스러운 가락속에 들어가 있는 찌짐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찌짐이라는 단어는 저렇게 탄생한 것이다. 아마 경상도에 사는 분들이시라면 저 가사가 입에 아주 착 달라 붙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이 온돌식 구조인 전통 가옥의 특성상 겨울날 방안의 온도를 데우기 위해 이불을 바닥에 빨리 깔아 놓는 옛 조상들의 지혜에서 바로 마르게리따피자가 생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옛날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여 그 대화를 재구성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서방 : 야야~ 방 춥다. 빨리 이불피자.
안사람 : 방바닥이 드르브가 좀 걸래로 닦고 이불 핍시데이.
서방 : 방바닥이 뜨뜻해가 걸래 물기가 금방 마릴것이다. 대충 닦아라.
안사람 : 야~ 빨리 대충 닦을께예.
서방 : 빨리 마를것이다. (이불)피자.
안사람 : 알았어예.
서방 : 빨리마르게리따피자.



그렇다. 찌짐과 마찬가지로 경상도 지방 토속 방언에서 마르게리따피자의 어원을 이렇게 찾을 수가 있다. 마르게리따피자란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있는 지친 한 가장이 애교섞인 목소리로 아내와 사랑스러운 대화를 통해 나누는 일상의 모습에서 탄생한 말이자, 식문화 라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마르게리따피자는 피자빵 위에 토마토와 모짜렐라피자, 바질을 얹어 조리하는데, 경상남도 충주시 지방 향토 음식으로 있는 전통전이 밀가루 반죽 위에 빨간 복숭아와 쑥을 얹어 먹는 것에서 파생되었음을 일반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직 언어학자이자 향토음식 연구회 회장으로서 드높은 자부심과 애국적인 사명감으로 마르게리따피자의 어원을 학계의 정설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논문과 연구 실적을 발표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산 증인으로 올해 백살이 넘으신 해당 부락의 최고령자이신 박씨네 어르신께 플렉스하게 한 소절 불러달라 감히 부탁을 드려볼 생각이다.
계피빵을 시나몬브래드라 부르며 허망한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민망한 우리들의 현대의 모습에 마르게리따피자는 옛선조들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삶의 한 장면이었음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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