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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아카데미/미학, 철학사와 함께

3강.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과 고대미학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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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페도클레스 (BC 493~433). 4원소 (물, 불, 흙, 공기)

엠페도클레스는 새로운 철학을 창조했다기 보다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볼 수있다. (파르메니데스의 존재론 : 존재하는 것은 생성되지도 소멸하지도 않으며 나누어지지도 않고 더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하나의 연속적인 전체이다. -> 고정불변의 사상) 하지만 변화는 곧 환상에 불과하다는 파르메니데스의 견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존재는 사라지지도 생성되지도 않지만 변화는 있다고 생각했다.

 

 탈레스는 세상의 아르케를 물로,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정자,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라고 주장했지만 이 들은 모두 하나의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본 반면에 엠페도클레스는 하나의 물질은 다른 물질로 변하지 않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물 불 공기 흙 4개의 원소가 만물의 뿌리라고 생각했다. 즉, 엠페도클레스는 일원론자가 아니라 다원론자였던 것이다. 헌데 이것은 흡사 불교의 四大(4대) : 地水火風, 五蘊(오온)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 4개의 원소들은 다른 물질로 변하지 않고 다만 혼합되어 세계의 구체적 대상들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만물은 이 4개 원소의 혼합물이며 단지 그 혼합의 비율이 다를 뿐이라고 본 것이다. 헌데 이 혼합과 분리가 가능케 하는 능동적 힘을 사랑과 증오라고 보았다. 사랑과 증오는 정신적 힘이면서 동시에 물리적 힘이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세상을 나름의 물리적 법칙을 찾으려 했다는 점, 그리고 사랑과 증오라는 정신적인 것을 그 법칙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낙사고라스 (BC 500~428)

이 양반은 그리스 아테네로 이주하여 선진철학을 전파한 인물로 한 줄 평을 할 수 있다. 이 양반도 다원론자였다. 엠페도클레스가 만물을 4원소로 봤다면 이 양반은 원소의 종류가 무수히 많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씨앗이라고 설명했으며 모든 만물은 각자의 씨앗이 있으며 씨앗으로부터 생성된 사물은 누스의 힘을 통해 주변의 물체들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다고 봤다. 누스(Nous)는 정신, 지성, 이성에 대한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누스는 만물 생성의 힘이며 세계는 지성(이성)과 정신, 즉 누스에 의해 지배되고 발전한다고 보았다. 이걸 다시 다른말로 표현하자면 모든 사물은 함께 있었다. 그 다음에 누스가 와서 그것들에 질서를 부여했다. 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세계에 내재해 있는 질서를 설명하기 위해 지성적인 마음이 요구되는 것은 필연적이었으며 이 점이 아낙사고라스 이전의 철학자들과 이 양반을 구분시키는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누스는 모든 사물에 질서를 부여하며 자연의 운동을 지배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신>물질 인 것이다. 후대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낙사고라스가 누스를 발견한 것에 대해 술 주정뱅이들 사이에 유일하게 깨어있는 맨정신에 사람이라고 평가를 했다고 한다. 아낙사고라스는 질료위에 정신을 놓은 최초의 철학자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까지 모두 물이니 공기니 4원소니 등등.. 질료가 우선 이었음) 

 

 

 누스가 가지는 의의가 무엇인가? 먼저 약하지만 정신과 물질을 구별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세계의 운동을 지성적 존재의 산물로 봄으로써 훗날 탄생할 목적론적 사고방식을 예견했다는 점이다. 다만 그가 말하는 누스의 지성이란 지적 설계를 하는 창조주의 지성이 아니라 모든 만물의 질서를 짓고 배열하는 우주의 기계론적 질서에 가깝다. 우리가 운동을 하려면 지성의 힘이 필요하듯, 우주만물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거기에 일종의 지성이 있다고 추론 한 것이다.

 

데모크리토스 (BC 460~370)

이 양반이야 말로 유물론자의 시작이다. 모든 것을 쪼개고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지경까지 갔을 때 이를 원자 (Atoma)라고 불렀다. 아토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것이란 의미다. 더 이상 없어지지도 않고 다른 어떤 것에서 생겨나지도 않고 변화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는 파르메니데스의 존재와도 유사하다. 좀 전에 아낙사고라스는 물질의 종류만큼 수많은 원소, 씨앗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는 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원자의 모양과 크기 등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돌을 손으로 누를 수 없는 건 단지 원자가 결집됐을 때 틈이 없도록 생겨먹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물에 손을 넣을 수 있는건 원자가 배열이 엉성하고 틈이 많이 생기게 생겼기 때문인 것.

 

 이 양반은 영혼도 원자로 구성됐다고 보았다. 영혼은 불의 성질을 띈 원자로 구성 됐다고 생각했다. 즉 인간의 정신적 현상까지도 모두 원자론으로 설명했으며 인간의 영혼 또한 원자로 만들어진 섬세한 물질뿐이라고 보았다. 자연 만물의 모든 원리가 신이나 창조주 등 정신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원자와 그 외 공간만 존재해서 동물이나 나무가 죽어 없어지면 원자로 흩어지고 다른 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로만 쓰일 뿐이라고 봤으며 그래서 목적없는 기계론, 최초의 유물론자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주의 운동은 원자와 그 외 공간으로 미리 정해져있다고 봤기 때문에 결정론자로도 분류 된다.

 

※ 참고로 원소 연대기를 정리해보자면..

탈레스(물) → 아낙시만드로스(무한정자) → 아낙시메네스(공기) → 헤라클레이토스(불) → 피타고라스(수) → 파르메니데스(존재) → 엠페도클레스(물불흙공기) → 아낙사고라스(씨앗) → 데모크리토스(원자)

 

 피타고라스가 서양 미학, 예슬의 지배적 관념을 수의 질서를 통해 설명했다고 하면 데모크리토스의 미학부터 본격적으로 시와 예술에 대해 연구가 시작 됐다고 볼 수 있다. 미메시스(Mimesis). 영감 같은 예술론의 핵심 개념들에 대해 처음으로 주목할 만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가 한 말 중에 "우리는 동물의 제자들이다. 직조와 수선에서는 거미의 제자이며, 집을 짓는 일은 제비의 제자이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백조나 나이팅게일(꾀꼬리)의 제자인 것이다" 라고 했는데 바로 예술을 자연과 비교했다는 점,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며 이를 미메시스라는 용어로 예술을 자연에 비교하기 시작 한 것이다. 다만 이때의 미메시는 코레이아와 관련된 말은 아니였다. 내면세계와 관계하던 미메시의 원래 개념이 단순히 시각적인 외관에 대한 모방개념으로만 사용 한 것이다.  

 

데모크리토스는 특히 시의 기원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는 광기의 상태가 아니고서는 위대한 시인이 될 수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시적 창조성이란 평소와 달리 특별한 정신상태에서만 발현된다고 보았다. 그의 이러한 시적 엑스타시 개념은 코레이아에서 유래한 엔투시아스모스 (Enthousimos) 개념과 결합하여 신적 영감 개념을 낳았다. Enthuousimos → insprit → inspriration 영감의 단어 기원이다.. 그러나 이 양반은 유물론적이고 기계론적 입장을 띄었던 바 이런 낭만주의적 예술관과는 대립되며 특별한 정신상태라는 것도 오히려 기계적인 힘(광기)에 종속되는 것으로 제시하려 했다. 그는 시의 창작을 위해 신적인 존재로부터 영감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던 최초의 인물이다.

 

 감각중에서도 특히 시각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무대미술(장경화가) 설치가들을 옹호했었는데 관객들의 시각효과를 고려해 장경화가들이 예술작품에 가하는 변형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여겼다. 헌데 후대에 예술에서 변형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플라톤돠 정 반대된다. 플라톤의 예술&도덕은 → 관객의 시각효과는 일종의 착시이며 → 이는 관객을 속이는 행위이고 → 미는 선이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며 (즉, 미를 선에 복속시키려 했음) → 이데아를 보려면 먼저 모든 사물에 속지말고 제대로 보아야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데 → 무대미술, 예술의 변형을 인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교수님 짜투리

- 불교의 5온 : 색(육체) + 수(감각) + 상(생각) + 행(실천) + 식(의식)

- Nous가 Logos보다 상위 개념임.. 플라톤의 누스는 선/덕, 참다운 인식, 세계 영혼이 이성이라고 봤음

 

 

강의 후기

1. 점점 강의가 본 궤도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서양철학이 정말 동양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잠깐 딴 생각하면 금새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 어려워지고 있다. 

2. 강의 후기를 일주일만에 정리하니 개념이 헷갈리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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